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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포르민 빼고 당뇨병 약제 처방한다면, 우선 순위는?
박기택 기자 입력 2025.08.04 14:18
[인터뷰] 경상대국립병원 내분비내과 김수경 교수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안’이 임상 현장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2형 당뇨병 치료의 시작점으로 오랫동안 사용돼온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 약제’에서 제외하고, 환자 개개인의 특성과 병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권고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에 실제 임상에서 이번 진료지침 개정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에 대해 경상국립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수경 교수에게 물었다. 또 다양한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고정용량 복합제(Fixed Dose Combination, FDC) 사용 등 최신 약물치료 트렌드에 대해서도 들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 메트포르민이 1차 약제에서 제외되면서 관심이 모아졌다. 이 외에 개정된 지침에서 이외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는 근거 중심의 PICO(Patient(Population)·Intervention·Comparison·Outcome) 툴을 사용해 개발이 진행됐다. 권고안이 크게 변경되지 않은 것은 핵심 질문 도출과 이에 기반한 근거 마련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다만 스크리닝 등에서 네 가지 주요 변화가 있었다. 첫째 연속혈당측정기 및 웹 기반 디지털 기술 서비스에 대한 권고의 강도와 수준이 높아졌다. 둘째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약물 치료 권고안이 변경됐다. 알고리즘은 혈당 강하, 췌도 부전 치료, 심혈관·심장 위험 인자 조절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수정됐다. 셋째 고혈압 치료 목표가 더 엄격하게 설정됐다. 이는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것이다. 비만 약물 치료 시 보조 치료에 대한 권고 강도도 상향 조정됐다. 마지막으로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위험 인자가 있는 소아청소년을 조기에 선별하고 개입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진료지침에서 메트포르민이 1차 치료제에서 제외된 배경은.
메트포르민의 ‘1차 약제 권고’ 제외가 ‘메트폴르민을 1차 약제로 더 이상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당뇨병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 치료 수용성, 약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약제 선택이 필요하다.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하는 것은 약제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일본 당뇨병학회에서도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슐린 저항성보다 인슐린 분비 감소가 주요 기전이므로, 이화작용 상태에 따라 메트포르민이 1차 약제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심부전, 만성 심질환, 신부전이 있는 경우 메트포르민보다는 SGLT-2 억제제 같은 약제가 더 이득이 있다. (메트포르민이) 적합한 환자에겐 쓰고, 그렇지 않은 (예컨대 심부전 동반 혹은 심장질환 등의) 환자에겐 다른 약제로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지침 개정에선 환자 맞춤형 당뇨병치료를 위해 제한을 푼 것으로 보면 되나.
맞다. 처음부터 환자에게 맞는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다.
-진료지침 개정에 대한 우려는 없나.
진료지침은 변경됐지만, 급여 기준은 아직 변경되지 않았다. 현재 (학회 등에서) 급여 기준 변경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급여 기준이 바뀐다면, 기존처럼 메트포르민을 디폴트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SGLT2 억제제나 GLP-1 작용제 같은 약제를 처방하는 흐름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심혈관 질환 효과, 지방간 관련 효과, 체중 감소 효과, 저혈당에 대한 위험도 등을 고려했을 때 메트포르민보다 더 좋은 약제들이 존재한다. 이 약제들은 환자 특성에 맞게 작용할 수 있다. 무조건 메트포르민을 먼저 처방하고 이후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기존 치료 방식보다는 처음부터 환자에게 맞는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번 지침의 요지다.
-당뇨병 약물 치료 환자 대다수가 병용 치료를 받고 있다. 심장 보호나 혈당 강하 효과를 기대하며 다양한 병용 요법이 임상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이번 지침이 이러한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당뇨병은 단일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다양한 병태생리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병용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병용요법 시 약제의 특성과 함께 환자의 현재 체중, 동반 질환,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메트포르민을 제외한 병용요법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서는 GLP-1 유사체가 주사제로만 나와 있어, 경구 약제 조합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현재 선호도가 높은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의 조합을 포함한 다양한 조합의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가 갖는 이점은.
단일 약제 선택 시 저혈당 발생 여부나 부작용 가능성을 먼저 고려한다. 혈당 강하 효과 자체는 약제 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노인이나 부작용에 민감한 환자의 경우에는 DPP-4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는 반면, 젊은 환자들은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SGLT-2 억제제가 선호된다. 또 만성 심부전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과거에는 부작용이 없으면 메트포르민을 1차약제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이들 환자에게도 SGLT-2 억제제를 먼저 쓰는 것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SGLT-2억제제와 DPP-4억제제가 병용 치료의 주된 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메트포르민을 제외한 병용 요법이 가능해지면, 초치료 단계에서도 당화혈색소가 7.5% 이상이면 병용 치료가 가능하다. 현재 기준대로라면 이 수치 이상일 경우 처음부터 병용 요법이 권장될 수 있다. 이 때 두 가지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고정용량 복합제(FDC)를 활용하면, 약 복용 횟수를 줄일 수 있고 경제적 이점도 생긴다. 그래서 초기부터 병합 혹은 병용 요법을 사용하는 빈도가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본다.
-고정용량 복합제(FDC)는 환자마다 용량 조절이 용이하지 않아 단일제 조합을 선호하는 경우 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처음부터 고정용량 복합제(FDC)를 처방하는 걸 선호하지 않았다. 보통 당화혈색소가 7.5% 이상인 경우 약제 용량 조절이 필요한데, 과거에는 메트포르민이 포함된 FDC가 많았다. 그런데 이 경우 알약 크기가 너무 커서, 70세 이상 고령 환자들은 삼키기 어려워했다. 또 메트포르민은 용량에 따라 혈당 강하 효과나 부작용도 달라지는데, 속쓰림, 소화불량, 설사 같은 부작용이 생기면 용량을 계속 조절해야 해서 번거로웠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FDC를 덜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메트포르민을 제외한 SGLT2 억제제나 DPP-4 억제제 조합의 FDC가 나왔다. 이들 조합은 알약 크기도 크지 않고, 메트포민을 단독약제로 사용할 수 있어 용량 조절도 편리하다. 메트포르민의 경우 환자들이 힘들어하고,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CT 촬영 전이나 신기능 저하가 있을 때 메트포르민의 용량을 줄여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용량을 그때그때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의료진이 더 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FDC는 예전보다 훨씬 더 유연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SGLT-2억제제, DPP-4억제제 계열 약제의 병용 처방이 메트포르민 포함 복합제 대비 장점은.
혈당 강하 효과 측면에서는 메트포르민과의 조합이나 SGLT-2·DPP-4억제제 복합제 간 큰 차이는 없다. 일부 데이터에서는 메트포르민 조합이 약간 낫다는 결과도 있지만, 임상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SGLT-2 억제제는 인슐린 작용과 무관하게 신장의 근위세뇨관에서 포도당 재흡수 차단을 통해 작용해 어느 약제와 조합하더라도 기전 상 문제가 없다. 반면 DPP-4 억제제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작용을 한다. 즉, 두 약제의 작용 기전이 서로 다르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공복혈당, DPP-4 억제제는 식후혈당을 주로 낮추는 기전이어서 혈당 강하 효과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임. 또한 두 약제 모두 저혈당이나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적고, 오히려 체중 감소 효과가 있어 비만을 동반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물론 SGLT2 억제제는 드물게 비뇨 생식기 감염 등 관련 부작용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사용 경험이 축적되면서 많은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 조합에 대한 처방 빈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다양한 SGLT-2, DPP-4 억제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해당 성분 선택 시 기준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SGLT-2 억제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혈당 강하 효과보다는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사 이상 질환이나 심지어 인지 기능 저하(치매)에 대한 긍정적 보고도 나오고 있다. 즉, 혈당 강하 외적인 이점이 많기 때문에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직 모든 성분에 대해 연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class effect로 간주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명확한 임상 근거를 가진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이나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처럼 데이터를 확보한 오리지널 약제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그혈당 강하 외에 다양한 장기에 대한 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근거가 충분한 약제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처방하고 있다.
-SGLT-2 억제제 관련 인상 깊었던 처방 사례가 있나.
요즘 30~40대 젊은 2형 당뇨병 환자들 중에서는 남성 환자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런 환자군은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약제를 선호한다. SGLT-2 억제제는 일반적으로 평균 2~3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하는데, 젊은 환자 중 한 명이 7kg 정도 체중이 감소했다. 이 정도면 웬만한 비만 치료 약제보다 뛰어난 결과다. 고령 환자에서는 체중이 이 정도 빠지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젊은 환자들의 경우 (체중 감소에 대해) 환자들이 만족한다. 해당 환자는 BMI가 약 27 정도였고, 혈당 조절도 잘 됐다. 그래서 이런 약제를 처방했을 때 결과가 좋았고, 기억에 남는다.
-최근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 이들에게도 SGLT2나 DPP-4 억제제는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나.
건강보험 급여 기준상 메트포르민을 먼저 사용하고, 그 다음 SGLT2 억제제를 쓰는 방식의 처방이 이뤄진다. 그런데 젊은 환자들의 경우, 간식 조절이 잘 안 되고 식사도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운동도 강도 높게 하거나 불규칙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저혈당에 대한 우려가 있다. 보통은 고령 환자에서 저혈당을 더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젊은 환자들도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다 보니 저혈당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메트포르민 다음으로 SGLT-2 억제제를 사용하고, 그 다음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식이나 탄수화물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들에겐 SU계열 약제는 꺼리는 경향도 있다.
-급여 기준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저혈당 등의 우려 등을 고려하면 고령 환자에게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조합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노인 환자에게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조합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전체적으로 노인 환자의 절반 정도가 비만이지만, 약 30%는 체중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특성과 동반 질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SGLT2+DPP-4 조합이 적합한 노인 환자는 보통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심부전이나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적응증에 해당하는 경우다. 반대로 (경상국립대) 근처 지역 특성상,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다수의 만성질환(comorbidity)을 동반한 경우, 약제 조절이나 관리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약제를 처방하기보다는, 노인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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